번신
하루 아침에 사람이 변한다는 이상적인 말은 어떤이에게 꿈이었다.
짧고 혼미했던 입시가 끝나간다. 입시라는 행위를 다시 겪을 것이라 생각한적 없다. 그러나 나는 그 짓을 또 하고 있고 놀랍게도 잘해내는 중이다. 지원한 두 곳 가운데 한곳은 발표가 났고 합격이라는 예상밖의 결과에 조금은 편하게 다른 하나를 기다리려나 했지만, 곧바로 나머지 하나도 붙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두갈래에서 사뭇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발표가 나지도 않았지만, 역시 금전적인 상황이 야기한 복잡한 절차들, 그리고 철저한 준비 없이 벌여놓은- 애초에 전개가 급했다고 변명을 해본다- 일들에서 오는 마찰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누군가는 오늘만 살라지만 대부분이 내일을 가정한 오늘이기에 준비라는 계획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금전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었다면 마음이 지금보다는 편했을 것이라는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러한 불편함이 추후에 있을 입학의 순간을 보다 값지게 포장해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만큼 긍정적이지는 못한 아이이기에, 합격의 순간을 마냥 즐길 수 없이 덮쳐온 사안들이 그저 짖궂어 보인다. 위의 일들이 내가 최근 겪고 있는 곤란중에 하나다.
물론 해낼 것이다. 면허도 이번 달 안으로 마무리 지을 것이고, 기숙사와 등록금 따위의 돈적인 문제 역시 다소 번거로울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주변에서 응원과 걱정도 해준다. 어떻게 얼마나 도움이 되라는 소리인지는 몰라도 고맙다.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든다. 어디로 마무리가 지어지든, 올해와 내년은 나무처럼 공부해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감히 내 인생 최고로 책을 많이 보는 해가 될 것이다. 그래야 어딘가에 부합하는 삶이라고 봐질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