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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여훈 2017. 6. 19. 09:45

가끔씩 삶을 돌아봐야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리 봐도 나는 흐르는대로 살아온 청년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싫은 구석에서 구실을 만들어 소박하게 웃고, 늘 그렇게 소소한 웃음들을 부풀려 지내왔다. 재주라면 재주겠지만 그런 감정의 증폭을 위안삼아 산 결과는, 전혀 진척된게 없는 스물 다섯 철부지 인생이다. 무엇하나 끈덕지게 해보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법적으로 성년을 맞던 그 언저리의 시간들이 기억난다. 삶을 크게 회의하고 윤리 교과서에나 나오던 아저씨들을 흉내내던 고된 순간이었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래도 힘겹게 복기해보면 집안의 혼란이 찾아온 열일곱 즈음으로 생각된다. 그때가 아마도 지금의 나약한 기질을 불러 모으기 시작한 때일 것이다.
처음 겪는 압박감이 나를 많이도 움츠려들게 했다. 말수가 적어졌고 머리 속은 잡다한 생각들로 넘쳤다. 지나면 별거 아니라고들 쉽게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그것만이 전부로 다가온다. 이 쟁점은 앞으로의 어떤 문제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될지도 모르겠다. 흔히들 인생은 비워가는 과정이라는데 나도 삶의 비중을 가볍게 할 날이 오겠지....

머리가 무거우면 발도 둔해진다. 내가 느낀 바로 그렇다. 손발이 굳어서는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없다. 그래서 머리를 가벼이 굴릴 수 있는 사람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반대로 발걸음이 경쾌하면 머리도 가벼워진다. 아무래도 다루기에는 몸이 낫다. 생각은 보이지 않기에 손발을 괴롭히는 편이 즉각적인 변화에 더 적합하다.
나에게는 성공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삶이 바뀌고 있다. 환경에 따르는게 우리 모습이라면 걱정 없겠다만, 보다 뚜렷한 자세로 살아야 할 것이다.

우려보다는 격려를 자주 듣는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한다. 분명 더 값진 것을 얻은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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